성북50플러스센터는 50+세대가 퇴직한 후 새로운 커리어를 쌓을 수 있도록 역량 강화 및 탐색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특히 디딤돌 프로젝트로 ‘나를 디자인하다’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중 눈길을 끈 것이 있으니 바로 ‘중장년 연극, 심리극 배우 양성 과정’이었습니다.
연극이나 배우는 연예인처럼 특별히 끼가 넘치는 사람들이 하는 것으로 생각되어 일반인들에게는 먼 이야기 같았는데 이렇게 성북50플러스센터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접하게 되니 낯설기도 하지만, 왠지 새롭게 느껴져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수업을 듣기 전 이 프로그램의 의도와 목적 등을 좀 더 자세히 알기 위해 강사님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강사님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실제 무대에 섰던 경력이 있으신 분으로 ‘중장년 연극, 심리극 배우 양성 과정’은 퇴직 후 불안하고 새로운 도전의 기로에 선 중장년층의 복잡한 심리를 연극으로 표현하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여 사회로 나아가는 자기 성장과 성찰의 기회를 갖고 재도약하는 계기가 되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오랜 세월 한 분야에서 일하면서 바쁘게 살아온 50+세대에게 ‘중장년 연극, 심리극 배우 양성 과정’은 새로운 도전이고 조금은 낯선 곳으로 들어가는 과정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수업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수업에 너무나도 능숙해 보였습니다. 수업 참가자들이 이토록 이 수업에 잘 적응하는 것은 바로 자신들이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가 요소요소에 묻어있고 그것들은 이미 자신들이 직접 작성한 대본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수업에서는 살아온 삶을 이야기하고 앞으로 살아갈 목표를 참가자들이 공유하는 시간이 진행됩니다. 이후 강사님이 기본으로 제공한 대본에 참가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내용을 추가하기도 하고 또는 빼기도 하며 새로운 대본을 만듭니다.
그렇게 각 참가자가 만든 대본을 공유하여 참가자들은 대본에 있는 배역 중 자신이 할만한 것을 골라 연습하고 강의실이 무대가 되어 연습 공연도 해봅니다. 참가자들은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한 연기를 다른 사람들이 하는 연기와 비교하면서 때로는 강사님에게 도움을 받아 가며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오도록 끊임없이 연습합니다. 그래서 어느덧 참가자들은 이미 기성 배우 같은 포스를 풍기게 된 것입니다.
처음에는 어색했던 포즈와 대사가 반복할수록 자연스럽게 되면서 연기는 좀 더 성숙해집니다. 이 수업이 다른 프로그램의 수업과 다른 점은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대본을 가지고 연기를 하면서 자신의 내면에 숨어있던 자아를 꺼내어 객관화하면서 자아 성찰을 하게 합니다. 그리고 성숙된 자아를 가지고 세상을 좀 더 넓고 풍부한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앞으로의 미래를 준비하게 됩니다.
아직은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것이 서투른 이들을 위해 강사님은 스카프와 같은 다양한 소품도 준비해놓았습니다. 자신을 알리는 이야기나 자신의 심리상태를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스카프와 같은 소품은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런 소품들은 조금은 어색할 수 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정말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자신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던 것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합니다. 그것을 연기로 승화시키면서 카타르시스가 되어 자신의 마음을 치유하게 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북50플러스센터의 이런 프로그램은 세상의 편견에 갇혀서 살던 50+세대가 진정한 나를 발견해가는 과정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수업을 통해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여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인생 2막을 준비하게 될 많은 분들을 응원합니다.
50+시민기자단 김정희 기자 (lovhyu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