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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서전 쓰기 수강생들이 ‘2050+세대 공감 토크콘서트’에 출연해 출간된 자서전을 살펴보고 있다. ⓒ 50+시민기자단 김석호 기자
 

 

지난 8월 초 ‘2050+세대 공감 토크콘서트’에 출연했던 50+세대들이 다시 모였다. 커뮤니티 활동을 이어가기 위한 예비모임이다. 이들은 당시 자신들의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20대 청년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고충을 듣고 삶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멘티(mentee)들이다.

 

이들은 <50+ 자서전 쓰기와 세대 이음 활동> 프로그램을 통해 자서전을 발간하는 등 나름대로 큰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기에는 아쉬움이 많아서 커뮤니티를 결성해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기로 했다. 사실 이들에게 자서전 쓰기 활동은 굉장히 동기 부여가 됐다. 자신들이 살아온 경험을 서로 나누고 젊은 세대들과의 소통과 상담 등 봉사활동을 해 보자는 취지에서 커뮤니티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정말 형, 이모, 삼촌처럼 내 경험을 나누고, 도움을 주고 싶어요. 사실 젊은 세대들이 요즘 전문가를 찾아갈 정도의 문제도 있을 수 있겠으나, 소소한 문제라도 들어줄 사람이 필요하죠. 그런데 그런 데가 없으니까 그걸 들어주는 역할, 그런 거 위주로 저희가 해 보자고 모였어요.”

 

“요즘에 MZ세대라고 해서 서로 소통이 어려운데요, 토크콘서트 때 젊은 친구들을 보면서 지금의 젊은 친구들도 열심히 살고 있구나, 또 그 젊은 세대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어떤 고민이 있는지 그런 걸 들어주면서 저희가 가지고 있는 경험을 나누는 것도 좋겠다는 그런 생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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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모퉁이 더하기’ 커뮤니티가 10월 17일 강동50플러스센터에서 예비모임을 가졌다. ⓒ 강동50플러스센터, 50+시민기자단 김석호 기자

 

2022년 50+ 자서전 쓰기 프로그램 수료자 10명 중 9명이 커뮤니티에 동참하기로 했다. 커뮤니티 명칭은 ‘글 모퉁이 더하기’로 정했다. 이름을 지은 배경이 궁금하다. 참가자들이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50+세대들인데, 플러스(+) 대신에 뭔가 보탬과 도움이 되자는 중의적인 표현으로 ‘더하기(+)’를 생각했다고 한다.

 

커뮤니티 결성으로 즐거운 소통과 평생학습의 장 마련

앞으로 독서와 글쓰기 등을 꾸준히 하는 평생학습 활동 계획도 마련했다. 커뮤니티를 즐겁게 끌어나가기 위해서다. 매월 한 차례 정기적인 모임 외에 수시로 모여 정보 교류와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단체 카톡방을 개설하는 등 SNS 소통도 활발히 할 예정이다.

 

“자서전 쓰기가 나 자신에게 많은 격려가 됐어요. 앞으로 계속 모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우선 모임 자체가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기 부여를 위해 강사 초빙과 독서토론 등 다양한 활동도 차근차근 준비할 생각입니다.”

 

예비모임에 나온 참석자들의 개인적인 계획과 각오는 남달랐다. 이들은 제2의 자서전 쓰기에 도전할 생각이다. 또 주변에 자서전을 한번 써 볼 것을 권장한다. 어디에 드러내거나 출판하지 않더라도 혼자만의 자서전을 써 보는 것 자체가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 가족들의 자서전 쓰기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생각도 갖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저는 좀 개인적으로 저희 엄마 자서전을 써주고 싶어요. 그리고 가족의 자서전까지… 이번에 자서전을 쓰면서 제 인생의 전반기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어요.”

 

자서전을 쓰다 보면 인생을 정리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하루에 세 줄 일기 쓰기’를 시작한 아마추어 작가는 스마트폰에 앱(App)을 깔아서 그때그때 사진을 올리고, 필요한 메모도 한다. 날마다 글쓰기를 일상화하는 것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 ‘세 줄 일기’ 앱 바로가기 (클릭)

 

“오늘 같은 경우도 이제 이렇게 만났으니까 이거에 대한 내용을 세 줄로 간단하게 적어서 이제 일기로 쓰거든요. 그게 한 20년 정도 지나 내 자료가 된다면 그걸로 자서전을 쓰면 아주 쉽지 않을까 생각해요.”

 

지난 6월 말 정년퇴직한 60대 남성은 올해 청소년 미래 설계 교육 강사 자격증을 따고 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청소년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 그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전하며 생각을 나누고 공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자서전 쓰기 모임이 세대 이음으로 부합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커뮤니티가 아마 그런 방향으로 넓게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힘들게 살아오면서 늦깎이 공부를 했다는 60대 전직 사법공무원은 자신이 걸어온 길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고 밝혔다. 가난과 투병 속에 속앓이를 많이 했는데, 자신의 글이 다른 사람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50플러스센터의 커뮤니티에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힘든 삶의 과정을 어떻게든 나 혼자 어딘가에 풀어놔야 내가 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5년 전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받으며 남 탓도 하며 가슴 한 곳에 응어리가 생겼어요. 응어리를 풀어야 내가 살겠다 싶어 이렇게 자서전 쓰기와 세대 이음 모임에 나오게 됐어요.”

 

‘글 모퉁이 더하기’ 커뮤니티 회원들의 자신감은 2050+세대 공감 토크콘서트 이후에 두드러졌다. 당시 청년들과의 대화에서 그들의 고민과 고충을 들어주고 공감하면서 도닥거려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됐다고 회고했다. 세대 간 소통하는 법을 오히려 배워 이제는 자녀들과도 부담 없이 대화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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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모퉁이 더하기’ 커뮤니티 회원들이 펴낸 자서전 ⓒ 강동50플러스센터, 50+시민기자단 김석호 기자

 

<50+ 자서전 쓰기와 세대 이음 활동> 프로그램 수강자들은 지난 5월부터 3개월간 학습을 통해 자서전을 완성했다. 책자로 발간된 자서전을 보는 순간 가슴이 벅찼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지나온 삶의 궤적을 뒤돌아보며 후회스러운 일들을 반추하며 자성했다고 회고했다. 보람된 일도 있었지만 부족한 게 많아 당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한다는 것이다. 자서전은 전자책으로도 제작돼 열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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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곡진 삶을 진솔하게 써 내려간 그들의 이야기는 마치 내 삶의 단면을 거울에 비추는 듯하다. 고난하고 한때는 좌절했던 삶을 어떻게 극복했을까? 남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사연들도 있으나 자서전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보람된 일이라고 속내를 드러낸다. 

 

‘자서전 쓰기와 세대 이음’ 커뮤니티 활동 확산 기대 

이번에 ‘글 모퉁이 더하기’ 커뮤니티가 결성됨에 따라 ‘50+ 자서전 쓰기와 세대 이음 활동’ 프로그램 관련 커뮤니티 활동도 계속 이어지게 됐다. 지난해 이 프로그램 1기 수강자들이 이미 ‘세대 이음 자서전 쓰기’ 커뮤니티를 구성한 데 이어, 올해는 2기 수강자들이 ‘글 모퉁이 더하기’ 커뮤니티를 결성해 연차적으로 모임 활동이 증가하며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강동50플러스센터에 등록된 커뮤니티는 23개로 늘어나 지역사회 50+세대의 삶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이 수강 이후 커뮤니티 결성으로 이어지면서 연쇄적으로 지역사회 공헌 활동에도 활기를 불어넣는 등 결실을 거두고 있다.

 

 

50+시민기자단 김석호 기자 (ks08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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