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50플러스센터의 ‘유튜브, 너 참 쉽구나!’ 강좌
유튜브와 스마트폰이 불러온 개인 영상물 제작의 자유화
1인 미디어, 또는 개인 미디어가 범람(汎濫)하는 시대다.
1990년대 중반 인터넷이라는 것이 상용화되어 우리 같은 일반인도 사용하게 되었다. 이후 통신 기술의 발달이 뒷받침되어 정보의 처리 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생활의 모든 부분에 엄청난 변화가 이루어졌다. 인터넷을 통하여 필요한 정보를 손쉽게 얻거나, 게임과 같은 흥미 거리를 어디서든 즐기거나, 또는 이메일을 통하여 거리와 시간에 관계없이 소식을 주고받는 일은 그 전엔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그러다가 2005년경에는 기업이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촬영, 편집한 영상물을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에게 손쉽게 보여 줄 수 있는 도구가 유행하기 시작하였다. 유튜브(Youtube)라는 이름의 이 플랫폼을 압도적 검색엔진인 구글(Google)이 인수하면서 세상은 한 번 더 상상 이상의 변화를 겪게 되었다. 몇 년 전부터는 기자도 웬만한 뉴스나 볼거리를 유튜브에서 찾아보는 것이 습관화된 것이 사실이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여 여기저기 유튜브 제작 방법을 알려주는 곳이 생겨난 지는 이미 오래다. 전문적인 학원부터 여러 단체까지, 심지어 유튜브 자체 내에서도 수많은 개인교습 콘텐츠들이 즐비하게 올라와 ‘구독’과 ‘좋아요’를 애원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 IT 도구가 손에 익숙지 않고 눈도 어두워지기 시작한 50플러스 세대들에게는 눈높이에 맞는 유튜브 강좌가 아쉬운 것이 현실이다. 이런 차에 강서50플러스센터에서 10월 17일부터 5일간의 집중학습으로 유튜브 초보 과정을 가르쳐 주는 강좌가 열린다길래 찾아가 보았다.
▲ 강서50플러스센터 입구의 강좌 안내(위에서 5번째가 본 강좌 안내) / 자신을 소개하는 친근한 인상의 김봉수 강사 / 최근 세대별 SNS 사용 순위와 짧은 동영상 콘텐츠가 대세임을 설명하는 중
오랜만에 찾아보는 유튜브 만들기 오프라인 강좌
강서50플러스센터의 ‘유튜브, 너 참 쉽구나!’ 강좌를 진행하는 김봉수 강사는 매우 친근한 말투와 태도로 수강생들을 반갑게 맞이하였다. 주로 관공서나 자치단체 등의 기관에서 다양한 IT관련 컨설팅과 교육을 제공하는 ‘아이티트랜드’라는 회사를 운영하는 사업가이기도 하다. 강서50플러스센터와도 인연이 깊어서, 이번 10월에만 해도 이 유튜브 제작 강좌 이외에 ‘4차산업 신기술의 이해’라는 주제로 금융 산업의 변화, IoT 기술의 이해, 메타버스, 빅데이터와 5G통신 등 시니어들의 생활과 관련 있는 IT기술에 대한 여러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단골 강사이다.
기자가 찾아간 10월 17일은 강좌 첫날이기에 김 강사는 수강생들과 가벼운 문답으로 유튜브에 대한 얘기를 풀어 갔다. 전문 영상제작자가 아닌 일반인이 스마트폰으로 사진과 짧은 동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해서 유튜브에 올리려는(업로드; Upload) 동기는 보통 세 가지로 볼 수 있다고 한다. (대놓고 유튜브 수입을 목적으로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동기는 빼고서다.) 첫 번째는 마치 앨범처럼 개인적인 추억이나 얘깃거리를 저장해두려는 경우를 말한다. 이미 오프라인 사진첩을 만들려는 사람은 거의 보기 힘들 정도이니 당연하다 하겠다. 두 번째는 여행이나 일상생활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영상으로 만들어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려는 것이다. 생활 브이로그(Vlog) 같은 영상물이 대표적이라 하겠다. 세 번째는 자신의 생각이나 일을 광고 또는 홍보하려는 목적에서 제작하는 영상물을 들 수 있다. 이 경우는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과 짧은 시간에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평범한 사람들이 영상물을 만들어서 유튜브에 올리려면 위에 말한 제작 의도와 스토리텔링 능력, 그리고 영상에 대한 센스가 필요한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이 세 가지가 준비됐다 하더라도 실제 영상과 음향을 조화롭게 만들어 낼 수 있는 도구(Tool)가 없거나 비용이 많이 든다면 유튜브가 이렇게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한 확산제 역할을 한 것이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스마트폰의 광학적 발전이었고,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키네마스터(Kine Master)와 같은 영상편집 프로그램이었다. 특히 키네마스터는 스마트폰에서 영상을 찍고 편집작업을 할 수 있도록 유용한 기능들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물론 놀라운 성능에 비해 무료라는 점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이런 연유로 이번 강좌의 핵심적인 내용은 키네마스터로 수강생 각자의 작품(?)을 만들어 보는 것이 된다. 그런데 이런 종류의 강좌에서 여러 사용법이나 메뉴에 대해서 일일이 이해하려 하다가는 실질적인 효과를 얻기가 어렵다는 것을 대부분 공감할 것이다. 즉, 너무 근사한 영상물을 만들려고 하기보다는 간단하더라도 하나를 끝맺음까지 해보는 것이 훨씬 유용하다는 말이다. 이 점을 노련하게 잘 알고 있는 김봉수 강사는 우선 핵심 중의 핵심에 해당하는 몇 가지 기능들을 아예 세 개의 화면으로 미리 만들어서 수강생들에게 사진 찍어 두라면서 본격적인 실습 강의에 들어간다.
▲ 유튜브 제작 입문자를 위한 핵심 사용법 첫 번째 화면. 키네마스터 앱의 가장 첫 단계 메뉴들 / 핵심 사용법 두 번째 화면. 이날 주로 연습한 기능은 윗부분 화면 1, 2번에 해당하는 기초적인 메뉴들이다. / 핵심 사용법 세 번째 화면. 앞으로 나흘간 추가로 배우고 실습할 메뉴들
너무나 간명한 ‘키네마스터 사용설명서’
우선 이날이 첫 수업이니만큼 키네마스터 앱을 다운로드 받는 것부터 기초적인 동영상 파일(키네마스터에서는 이를 ‘프로젝트’로 부른다.)을 하나 만들기 위한 기초작업을 시작한다. 김 강사는 이를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A4용지를 하나 꺼내서 준비하는 것’으로 비유하여 쉽게 설명한다. 그리고 입문자들이 실제 작업을 할 때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되는 원인을 아예 처음부터 잡고 들어가기 위해서 작업화면의 기준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유튜브 제작을 시도해 본 사람을 알겠지만, 여러 단계로 구성된 메뉴를 헷갈리는 이유가 ‘현재 내가 작업 중인 위치가 어디인지’ 헤매기 때문인 경우가 다반사다.
그다음 단계는 수강생 각자의 스마트폰에 이미 있는 사진들을 연결해서 하나의 짤막한 영상물을 만드는 과정이다. 스마트폰 갤러리에 있던 사진 5~6장을 키네마스터 파일로 불러와서 기준선 다음에 배열하면 간단하게 기초작업이 이루어진다. 그런데 키네마스터에서 영상물을 편집하는 기본기능이 크게 4가지 그룹으로 구분되는데, 이들은 각각 ‘미디어’, ‘레이어’, ‘오디오’, ‘음성’의 네 가지이다. 첫날이니 주로 미디어와 레이어 메뉴의 기초적인 사용 방법을 익히기 위한 연습이 이어진다. 미디어(Media) 메뉴는 사진/동영상을 가져와서 길이를 다듬고 화면상의 모양새나 움직임을 편집하기 위한 메뉴이다. 레이어(Layer) 메뉴는 위에 말한 기준선을 중심으로 특정 화면 전후좌우에 타이틀/설명 화면을 추가하거나 음악 또는 음성 파일을 층층이(Layer) 쌓아갈 수 있게 하는 기능을 나타낸다.
첫날이지만 수강생들은 각자의 사진들을 연결시키고, 타이틀을 만들고, 나름대로 원하는 표제부와 타이틀의 모양을 만들면서 한 걸음씩 나아가는 중이다. 시니어 부부로 보이는 어떤 수강생들은 서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면서 영상 프로젝트를 조금씩 만들어 가는 모양이다. 수강생들 사이에서도 옆 사람에게 물어보거나 김 강사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면서 약간은 어수선하게 강의 시간이 진행된다. 그래도 김 강사는 웃으면서 “원래 이런 강의는 강사에게서 50%, 같은 수강생들끼리 50%를 배워 가는 거예요”라고 하면서 오히려 수업 분위기를 북돋는다.
오늘은 여기까지! 그러나 시작이 반, 유튜브 첫걸음을 가볍게
겨우 5일 중의 하루에 해당하는 첫 강의가 끝나자 수강생들은 적어도 유튜브 만들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많이 떨쳐 버린 듯한 표정이었다. 강의 중간 김봉수 강사가 얘기한 것처럼 요즘 젊은 세대는 TV를 많이 보지 않는다고 한다. (이 점이 TV에 중년 이상의 시청자에게 익숙한 연예인들이 주로, 또 계속 나오는 이유다.) 또한, 세대별로 주로 사용하는 소셜미디어(SNS)도 매우 다른데, 그것은 간단하면서도 흥미로운 영상을 올리고 공유하는 행태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머지 나흘 강의를 마친 뒤에 우리 50플러스 세대도 유튜브의 소비자뿐만이 아니라 생산자로서도 참여한다면, 주변 사람은 물론 생면부지의 사람들과도 소통하면서 더욱 보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50+시민기자단 박동원 기자 (parkdongwon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