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서울50+[뉴딜]인턴십 참여자 인터뷰④
50+G밸리행 일자리 열차 ┃ 북인재교육원 조은숙
북(BUK)인재교육원은 2002년 부산(B)·울산(U)·경남(K)의 인재교육센터로 출발하여 지난 20년간 국가의 인적자원을 개발하고 국제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해온 비영리 기관이다. 지역혁신아카데미, 교육포럼, 정치발전포럼, 문화예술발전포럼 등을 기획·운영하며 청소년 인재 양성과 지역사회 및 국가 발전을 위한 씽크탱크로서 역할을 수행한다. 최근에는 인터넷 신문의 창간과 발전을 돕고 지원하는 인터넷 언론 지원 활동을 활발히 수행 중이다. 북인재교육원의 저널리즘 교육과 실전 연습을 통해 기자로 제2의 커리어에 도전하는 조은숙 인턴(만 59세)을 만나보자.
반갑습니다. 본인 소개 부탁드려요.
반갑습니다. 언어가 바뀌고 음식이 바뀌고 문화가 바뀌어도 '나는 나'로 살며, 바이코리아(buyKOREA)*의 선봉장으로 살아가는 현대판 디아스포라* 조은숙입니다.
* 바이코리아 (buyKOREA)
대한민국 기업들이 해외 바이어를 대상으로 상품을 홍보하고 온라인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코드라(KOTRA)의 수출지원 플랫폼. (네이버 지식백과 발췌)
* 디아스포라 (Diaspora)
팔레스타인을 떠나 살면서 유대교의 규범과 생활 관습을 유지하는 유대인을 지칭한다. 후에 그 의미가 확장되어 본토를 떠나 타지에서 자신들의 규범과 관습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민족 집단 또는 그 거주지를 가리키는 용어로도 사용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발췌)
멋진 소개 감사합니다. '바이코리아', '현대판 디아스포라'라는 단어를 들으니 무엇보다 선생님의 지난 경력과 경험들이 궁금합니다.
KF(한국국제교류재단)의 한국학 객원교수로서 26년간 일본, 호주, 중국, 터키의 대학교에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일을 해왔어요. 특히 지난 9년 간 머물렀던 터키에서는 학생들과 함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교수와 연구원이라는 신분을 넘어 크리에이터로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알리는 활동을 했어요. 여러 나라에서 한국을 알리는 활동에 열정을 쏟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스로 buyKOREA를 실천하는 '한국판 디아스포라'라는 정체성을 갖게 된 것 같네요.
그러시군요. 현재 북인재교육원에서는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계신가요?
저의 업무는 크게 기자와 교육 콘텐츠 기획, 이렇게 두 가지에요. 주 업무는 기자 업무인데요. 교육부를 비롯한 여러 교육 관련 정부 기관의 보도 자료를 근거로 기사를 작성하고, 학술대회 및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이벤트에 참여하여 취재한 뒤 게 중 우수한 기사는 온라인 뉴스 플랫폼 ‘한국교육100뉴스’에 게재돼요. 또 최근에는 한국어 또는 한국 문화와 관련된 온라인 콘텐츠 기획 업무를 병행하고 있어요. 앞서 말한 대로 터키에서 한국학 파견 교수로 일할 때 터키인을 대상으로 한국문화를 알리는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어요. 제가 한국으로 귀국하며 사실상 채널 운영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다시 채널을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직접 콘텐츠를 기획하며 촬영, 편집을 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 교육을 받고 있어요.
* 조은숙 인턴이 쓴 기사 모아보기
http://www.ke100news.com/sub_view.html?n_name=%EC%A1%B0%EC%9D%80%EC%88%99%20%EA%B8%B0%EC%9E%90
기자에 도전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교육과 관련한 글을 작성한다지만, 오랜 기간 해오셨던 교수의 업무와는 엄연히 다를 텐데요. 어려움은 없으셨는지 궁금해요.
교수 생활을 하면서 논문이나 저서 같은 학술적인 글 외에 다양한 글로 제 생각이나 지식을 전달하고자 하는 바람이 항상 있었어요. 파견 교수로서 해외 생활하며 다양한 이벤트와 생각들을 만날 때, 내가 보고 듣는 것들을 공유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그래서 터키에 있을 때 방송국 특파원을 지망했는데 잘 되진 않았죠(웃음). 북인재교육원의 모집요강에 언론, 교육 이 두 가지 키워드를 봤을 때 ‘아 이건 나를 위한 기회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만 지원할 때 기자로서 기본적으로 갖춰야하는 역량들을 스스로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고민이 있었는데, 제가 참여하는 ‘G밸리행 일자리 열차 GTX’ 인턴십은 업무와 관련된 핵심 역량 교육을 이수하며 실무 활동과 병행하는 방식이에요. 저와 같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을 희망하는 50+세대가 교육과 실습의 기회를 함께 제공받을 수 있어 굉장히 효율적이죠. 저널리즘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 취재 및 기사 작성법 등 실제 업무를 위한 체계적 교육을 받으며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 어려움보단 즐거움을 더 크게 느끼고 있답니다.
인턴 업무를 수행하며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있으셨나요?
제가 쓴 글이 기사화되어 인터넷 신문에 게재될 때죠. 교수로서 논문을 많이 썼는데, 기사는 그간 써 온 논문과는 또 다른 차원의 글이더라고요. 논문은 구체적인 연구를 통해 나만의 결론을 창출해내는 글이라면, 기사는 이미 명확한 사실을 짧고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글이다 보니 처음에는 어려움을 많이 느꼈어요. 저의 감정이나 판단을 배제하고 독자들이 사건의 전후를 파악하여 알권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사를 쓰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는데요. 이런 노력의 결과로 대중과 공유할 수 있는 기사들이 탄생하면 굉장히 기분 좋죠. 인터넷 기사를 쭉 내리면 제 얼굴과 이름이 나오고 그 밑에 ‘조은숙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란 링크가 있는데요. 링크 타고 들어가서 제가 쓴 기사들을 한 번에 확인할 때, 또 기사들이 점점 늘어갈 때 너무 뿌듯하고 행복해요.
50+인턴십에 지원하신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지원하실 때 선생님이 바라셨던 것들이 인턴십을 통해 실제로 성취됐는지도 궁금합니다.
코로나19로 한국으로 완전히 귀국하고 무엇보다 한국 사회에 적응이 필요했어요. 50+세대로 한국에서 다시 사회생활을 시작한다는 막연함이 있었는데, 당시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지금의 인턴십 프로그램을 알게 되어 많은 도움을 받았죠. 여러 기관을 모니터링하고 직접 찾아다니며 취재하는 기자 업무를 통해 그간 공백으로 있었던 한국 사회의 이모저모를 알게 되었어요.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도 생성돼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죠.
성공적인 인턴 생활을 위한 선생님만의 노하우는 무엇인지 궁금해요.
인턴 기관의 업무 수행 방식이 나와 맞는지, 이 부분을 사전에 잘 알아보시길 추천해요. 북인재교육원의 경우, 역할은 명확하지만 업무 진행 과정에 대해서는 자율성이 높은 편이에요. 취재 아이템 선정도 제가 직접 할 수 있답니다. 저는 이런 자율적 업무 수행 방식이 잘 맞는 편이어서 만족하는데요, 자율성이란 것이 결국 자기 주도적이란 말과 일맥상통하다 보니 이 부분을 어렵게 생각하시는 동료들도 있더라고요. 인턴으로서의 업무 내용뿐 아니라, 인턴 수행기관과 나의 업무 스타일이 맞는지 사전에 파악한다면 더 만족스럽게 일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활발하게 일하는 신중년으로서, 일하는 미래를 꿈꾸는 청장년층에 전하고 싶은 선생님의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직업이 아닌 역할을 찾아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코로나19로 해외 교수 활동을 마무리하며 커리어 고민이 컸어요.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일에 영향을 받으니 ‘일’에 대한 정의부터 다시 생각했죠. 내가 교수라는 직업을 좋아하는 것인지 아니면 나의 지식과 지혜를 나누는 교육 활동을 좋아하는 것인지 자문했더니 답은 후자에 있더군요. 유튜브 채널 활성화를 다짐한 것도 그 일환이고, 이번 인턴십을 통해 기자 업무를 경험하며 교육 컬럼니스트라는 새로운 목표도 생겼죠.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삶에서 꾸준히 할 수 있는 나만의 역할을 찾는다면,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멋지게 디자인해가는 삶을 살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시니어 일자리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진행 중인데요. 선생님이 생각하시기에 50+세대를 위한 좋은 일자리, 또 그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방안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이미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만큼 더 늦지 않게 민관이 협업하여 시니어 고용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정부 차원에서 50+세대 고용 활성화를 위해 민간 기업이 필요로 하는 50+인력의 역할을 조사하여 범주를 분류하고, 그에 따른 역량 교육을 적절한 대상에게 지원한다면, 기업도 더욱 적극적으로 훈련된 50+인력을 채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전문성을 갖춘 중장년은 점점 많아지지만, 그들을 수용할 수 있는 일자리는 한정적인 현실이잖아요. 그렇다고 공공에서 단순 일자리만 늘리는 것도 한계가 있고요. 민관이 협력하여 일할 수 있는 에너지와 열정, 전문성과 사회 경험이 있는 50+세대들에게 적합한 역할을 발굴하고 그에 따른 교육과 고용 연계 시스템을 더 늦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과 같이 지속적인 사회생활을 희망하는 50+세대가 갖추어야 할 능력 혹은 태도는 무엇일까요?
다른 어떤 것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즉 자기효능감이 정말 중요해요. 제 또래의 지인들은 부정형 질문을 주로 하더라고요. "한국에서 다시 교수생활하려면 어렵지 않겠어요?", "이제 곧 정년인데 불안하지 않으세요?" 등 "어렵죠?", "힘들죠?" 뉘앙스의 질문을 많이 받아요. 그런 질문 받으면 전 일부러 더 당차게 대답해요. "전업주부 10년 하다 40세 앞두고 석박사 밟아 교수 됐는데, 뭐를 못하겠어요?"라고 말이죠. 바뀌는 환경과 더해가는 나이가 불안해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이 늘 우선돼야 해요. '못하겠어...'보단 '뭘 못하겠어!'라는 자신감과 해내고 말겠다는 신념을 꼭 가지신다면 좋겠어요. 한 번뿐인 인생, 스스로를 믿고 멋지게 살아봐요.
마지막으로, 인턴십 이후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선생님 인생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앞으로 더 다양한 방법으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알리는 교육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에요. 교수로서 활동도 그 일환이고요. 이번 인턴 활동을 발판으로 기자 업무를 더욱 숙련하여 교육컬럼니스트로서 활동할 방법도 알아보고 있어요. 유튜브를 직접 운영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것도 목표인데요. 한국에서 생활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 장학 정보 제공 등 학술적이고 실천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콘텐츠를 만들고자 계획 중이에요. 최근 시니어PD 양성 과정을 등록했는데 촬영, 편집 기술을 배우며 뜻이 맞는 분들과 목표하는 일들을 함께 해나갈 수 있는 네트워크도 열심히 구축하고 있답니다. 다음 인터뷰는 시니어 크리에이터로 다시 만나면 좋겠네요(웃음).
인터뷰 기획·진행 서울시50플러스재단 사업운영본부
인터뷰·글 윤혜성
사진 정지훈
50+인턴십 사업 ‘G밸리형 일자리 열차 GTX’ 운영 / 서울시50플러스재단 사업운영본부 남부캠퍼스팀
*서울50+인턴십 현장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전달하기 위해 참여자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글의 내용이 모든 사업 참여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며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입장과도 다를 수 있습니다.
서울50+(뉴딜)인턴십
50+세대가 새로운 분야에서 일을 배우는 동시에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인생 2막 새로운 커리어를 개척할 기회를, 기업에는 50+세대 전문 인력과 함께 일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입니다. 파트타임형과 풀타임형으로 운영되며, 2022년에는 7개 세부 사업에 300여 명의 50+인턴이 선발되어 현장에서 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연재순서>
① 스타트업 시니어 마케터로 일하며 디지털유목민 꿈꿔요.
③ 지역 커뮤니티에서 20대에 멈췄던 직장 생활 다시 해요.
④ 교육 받고 실전 연습하며 꿈꿔왔던 기자에 도전해요.
⑥ 1+1 인생, 취약계층 주거 복지 지원하며 나눔을 실천해요.
⑦ 사무실에선 원더풀 현장에선 파워풀. 열일하는 중장년으로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