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뿌셔 #폭염뿌셔 ‘한여름밤 오뿔시네마’
인생에서 처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은 집합적으로 모두에게 적용하긴 어렵다. 차라리 첫 기억이 오래 남는다는 이야기가 더 객관화에 가깝지 않을까! ‘극장’이라는 매개로 처음 접한 기자의 영화는 다름 아닌 홍콩 영화 ‘스잔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소설 속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뻔한 스토리였고 굳이 감동까지 접근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스토리야 어쨌든 슬픈 영화였다는 것과 추억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는 것이다.
성동50플러스센터가 그런 아련한 추억 속의 3편의 ‘명화’로 50플러스 세대들을 초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여름밤 오뿔시네마’의 캐치프레이즈는 ‘#열대야뿌셔 #폭염뿌셔’이다. 시네마는 시원한 에어컨이 있는 센터의 로비에 대형 스크린을 만들었다. 기간은 더위가 절정인 한여름의 3주 동안 매주 목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매주 한편씩 총 3편을 무료로 상영한다.
오뿔시네마 I편은 1950년대의 영화 ‘로마의 휴일’이었다. (7/28 상영)
오뿔시네마 II편은 1980년대의 영화 ‘고래사냥’이었다. (8/4 상영)
오뿔시네마 III편은 1990년대의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A River Runs Through It)이다. (8/11 상영)
▲ ‘로마의 휴일’, ‘고래사냥’, ‘흐르는 강물처럼’ 홍보 포스터. ⓒ 성동50플러스센터
고래사냥 – 80년대의 디테일은 살아있다
기자는 지난 4일 ‘오뿔시네마 II편; 고래사냥’을 감상하러 성동50플러스센터를 찾았다. 로비 전면에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있었고 그 밑으로 30여 개의 의자가 비치돼 있었다. 사이드에는 ‘극장’ 하면 ‘팝콘’, ‘팝콘’ 하면 ‘극장’이 떠오를 만큼 찰떡궁합인 팝콘을 관객 각자가 먹을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었고, 그 옆으로는 80년대를 풍미했던 여러 과자가 전시돼 있었다. ‘맛기차’, ‘쫀드기’, ‘아폴로’ 등 추억이 서린 과자들을 보면서 센터의 담당자들이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서 이번 프로그램을 준비했는지 알 수 있었고 그 디테일에 감동했다. 또, 영화 시작 전에 추첨을 통해 관객들에게 선물을 주는 이벤트 행사도 있었다.
▲ 관객들을 위해 로비의 사이드에 준비해 놓은 팝콘. ⓒ 50+시민기자단 이필열 기자
▲ 관객들을 위해 로비의 사이드에 준비해 놓은 80년대의 과자들. ⓒ 50+시민기자단 이필열 기자
▲ 추첨으로 선물을 받고서 즐거워하는 50플러스 관객. ⓒ 50+시민기자단 이필열 기자
먼저 센터장께서 이 자리를 찾은 50플러스 세대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는 멘트를 하시고 드디어 불이 꺼지고 영화는 시작되었다.
80년대의 방황하는 청춘 ‘병태’가 찾으려 했던 고래는 무엇인가? 그 고래는 ‘병태’의 마음속에 있었고, 그 마음은 남을 위해 베푸는 이타적인 ‘사랑’이었다. 영화의 후반부에 여러 사랑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었다.
▲ 성동50플러스센터의 로비에서 ‘고래사냥’을 관람하고 있는 모습. ⓒ 50+시민기자단 이필열 기자
▲ 로비에 설치된 스크린 속의 영화 ‘고래사냥’의 한 장면. ⓒ 50+시민기자단 이필열 기자
폭염도 뿌수고, 열대야도 뿌수는 한여름 밤의 그곳으로 가즈아!
오는 8월 11일에는 ‘오뿔시네마’의 마지막 편인 1990년대의 미국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이 상영된다. 이 영화는 ‘눈’을 즐겁게 하는 아름다운 장면이 많다고 하고, 가족 구성원 간의 사랑과 갈등을 다룬 영화라 하니 기대가 된다.
아카데미 4관왕에 빛나는 봉준호 감독이 극장에서 영화 보는 매력에 대하여 얘기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몇백 명이 함께 모여 스크린을 보면서 함께 울고 웃고 하는 공동 체험, 초대형의 화면에 엄청난 음향시스템 그런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근본적으로 다른 핵심은 관객이 스톱 버튼으로 정지시킬 수 없는 유일한 곳이 극장이고 약속된 그 시간에 맞춰서 우리가 한번 착석하면 멈추지 않고 그것을 놓치지 않으려고 신경을 쓰면서 끝까지 보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영화에 대한 접근성이 쉬워진 시대에서 봉준호 감독의 ‘극장의 매력’은 새롭게 들려온다. ‘약속된 시간’ 8월 11일 목요일 7시, ‘관객이 스톱 버튼으로 정지시킬 수 없는 유일한 곳’ 성동50플러스센터 로비에서 ‘오뿔시네마’의 마지막 편인 ‘흐르는 강물처럼’을 감상하러 가자! 폭염도 뿌수고, 열대야도 뿌수는 한여름 밤의 그곳으로 가즈아~
50+시민기자단 이필열 기자 (pilyul114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