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러 왔다가 컴퓨터 사용법을 알려준다기에 상담하러 왔어요.”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에는 50+세대의 학습설계를 지원하고, 교육 운영지원을 통해 제2의 커리어를 모색해가는 50+학습지원단이 있는데요. 여러 교육을 지원하며 고민이 많아졌다고 해요. 세상의 많은 것들이 빠르게 ‘디지털’로 전환되는 시점에 우리 50+세대들은 과연 그 기능을 완전히 익혔다고 할 수 있을까?

작은 고민에서 시작된 오늘의 이야기, 함께 들어볼까요? 

 

요즘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 3층 학습지원단실이 북적북적합니다. 매일 회의라도 있는 걸까요? 어라? 지원단실 입구에 ‘디지털 기초상담소’ 라고 붙어있네요. 열린 문틈 사이로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두 분이 옆에 앉은 50+학습지원단 선생님에게 열심히 질문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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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 ‘디지털 기초상담소’ 포스터. ⓒ 서부캠퍼스 (우) 호기심 가득한 이인중(88) 님 부부. ⓒ 50+시민기자단 정용자 기자

 

“손녀가 핸드폰에 동영상을 한 번씩 보내줘요. 보면 재미있더라고요. 컴퓨터로도 내가 좋아하는 노래나 영화를 볼 수 있다고 해서 이번에 직접 배워보려고 왔어요.”

 

두 분은 서부캠퍼스에 영화 보러왔다가 디지털 기초상담소를 알게 되어 노트북까지 들고 방문했다고 해요. 화면이 큰 컴퓨터나 노트북으로 동영상을 보고 싶었는데 잘 안 된다면서요. 

 

“선생님, 먼저 회원가입 하시고 데이터나 와이파이를 연결해서 보면 되는데 인터넷이 안 되는 지역에 노트북을 갖고 갔을 경우 데이터를 쓸 수 없겠죠? 근데 선생님 핸드폰에는 데이터가 있어요. 그럼 선생님 데이터를 노트북에 연결해 쓸 수가 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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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 아 이런 거란 말이죠? (우) 자, 이제 해 볼까요? 드디어 실습하는 이인중 님 부부. ⓒ 50+시민기자단 정용자 기자

 

50+학습지원단 선생님이 로그인 방법부터 블루투스와 핫스팟 기능을 열심히 설명했어요. 한 시간이 야속할 만큼 빠르게 지나더군요.

 

“이렇게 한 번 말고 계속 배울 수 없나요?”

시간이 다 되어 아쉬워하자 다시 신청해서 오는 방법도 알려주더군요. 큰소리가 오가던 분들이라 마치고 나갈 때 슬쩍 따라가 인사드렸더니 “나 보청기 끼고 있어서 잘 안 들려요” 하시는 거예요. 알고 보니 연세가 88세나 되는 분이었어요. 상담 내내 곁에 있던 분은 아내였는데 부부가 함께 방문한 모습이 보기 좋아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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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 어떤 점이 궁금하세요? (우) 그럼 로그인을 해 볼까요? ⓒ 50+시민기자단 정용자 기자

 

“노후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해요. 애들 다 커서 잘살고 있거든. 이제 우리가 재미있게 살면 되는데 컴퓨터를 알아야 하더라고. 이 컴퓨터로 좋아하는 영화나 노래도 보고 들을 수 있대요. 이것도 우리가 영화 보러 왔다가 마침 이런 상담을 해준다기에 신청해서 들으러 온 거예요. 아직 알고 싶은 게 많아서 또 신청하고 가려고 해요.”


“우리가 이렇게 자꾸만 다니고 얘기하고 하는 목적은 있어. 앞으로 점점 오래 산다는데 아이들한테 조금이라도 부담 안 주고 건강하게 살려면 나이 든 우리가 배워야 하는 거예요.”

 

“노후를 건강하게 보내려면 나이 든 우리가 배워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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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파스까지 붙이고 열중하는 선생님. (우) 실습 전 설명을 하는 임영라(좌측/50+학습지원단) 님. ⓒ 50+시민기자단 정용자 기자

 

 이제 사이트 접속 방법도 아셨으니 어르신의 삶이 더 풍요로워지겠지요. 문득 요양원의 친정아버지가 생각났습니다. 아버지는 이제 겨우 87세인데 말이죠. 직접 신청하고 갈 거라는 두 분을 배웅하고 돌아서다 마침 학습지원단 이선희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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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르치고 배우는 분들의 뒷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 50+시민기자단 정용자 기자

 

50+학습지원단 서부캠퍼스 이선희 대표를 만나다

Q. ‘디지털 기초상담소’란?

A. 컴퓨터나 노트북, 스마트폰의 기본 사용법을 알려드리는 건데요. 50+학습지원단 활동을 하면서 많은 수강생분들을 만났는데 디지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때 겪게 되는 불편함, 디지털에 부딪히는 장벽이 높은 걸 알게 되었어요. 특히 줌(zoom) 강의를 할 때 많이 느꼈죠. 처음에는 그런 불편함을 조금 덜어드려야겠다 싶어서 온라인 줌으로 기초상담소를 운영했는데 줌에 접속하는 기본적인 단계도 잘 안 되는 거예요. 링크는 타고 들어오는데 카카오톡이 없을 때 설치를 못 한다거나 하는 거죠. 줌 접속을 떠나 기본적인 이해가 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 지난 회의에서 50+학습지원단 활동을 능동적으로 해 보자는 얘기가 나왔어요. 마침 이번 50+학습지원단 선생님들이 디지털 쪽으로 수준이 높은걸 자치회의를 통해 확인했고, 줌 기초상담소 운영을 확대해보자는 의견이 나왔어요. 디지털이 익숙하지 않은 50+세대들의 갈증을 풀어드리자는 거죠. 그렇게 디지털 기초상담소를 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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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 열정만큼이나 꽁지머리가 인상적이었던 선생님. (우) 이선희 50+학습지원단 대표. ⓒ 50+시민기자단 정용자 기자

 

Q. 디지털에 관심 있는 누구나 배울 수 있나요?

A. 네, 서부캠퍼스 홈페이지, 서부캠퍼스 1층에 위치한 50+상담센터로 방문해 직접 신청을 하거나, 전화로 신청할 수 있어요. 디지털 기초상담소 신청을 하시고 승인되면 그 시간에 맞춰 3층에 있는 학습지원단실로 오시면 됩니다. 현재 컴퓨터나 스마트폰 사용 방법 등 기초를 알려드리고 있는데 오시는 분들의 눈높이가 달라 한 시간씩 1대1 상담을 하고 있어요. 운영하면서 그 안에서 유연성을 가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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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 열심히 가르치는 김정수(50+학습지원단) 님과 열심히 메모하는 선생님. (우) 정겨운 뒷모습. ⓒ 50+시민기자단 정용자 기자

 

Q. 중복 신청도 가능한가요?

A. 네, 가능합니다. 한 번 신청해서 배우고 갔는데 더 알고 싶으면 다시 신청하시면 됩니다. 

 

Q. 특별히 기억나는 분이 있을까요?

A. 50대 여성분이 왔는데 생계가 달린 문제를 갖고 있더라고요. 앱을 통해서 일하는데 갑자기 로그인이 안 되더래요. 비밀번호를 찾아야 하는데 찾는 방법을 몰라 주변에 물어봤더니 디지털 기초상담소를 알려줘서 물어물어 찾아왔다더군요. 가입했던 이메일을 찾아 그 이메일로 비밀번호 받고 다시 그 앱 로그인하는 것까지 알려드렸어요. 가시기 전에 고맙다면서 속이 후련하다고 했는데 디지털 기초상담소에 많은 분이 오는 것도 좋지만 한 달에 단 한 분이 오더라도 이렇게 절실한 분이라면 의미 있고 보람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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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 혼자서도 잘해요. (우) 상담을 마친 후 의견 교환을 하는 50+학습지원단 선생님들. (우측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심규선, 임영라, 신연구, 유명숙, 이윤철) ⓒ 50+시민기자단 정용자 기자

 

Q. 디지털 기초상담소는 언제까지 운영되나요?

A. 올해는 50+학습지원단 활동이 끝나는 시점까지 계획을 하고 있어요. 디지털 문화에 소외되는 50+세대가 없도록, 50+학습지원단 활동이 끝날 때까지, 만나 뵐 거에요.

 

Q.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A. 50+학습지원단뿐 아니라 50+세대로 캠퍼스에 머물면서 개인적으로도 많은 성장을 하는 것 같아요. 더불어 성장하는 이런 시간이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어때요? 디지털 기초상담소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 해소되었나요?

디지털 기초상담소는 참여자가 궁금해하는 상황을 설명해 드리고 좀 더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직접 해 보는 1대1 맞춤 수업이랍니다.

알고 싶은 내용을 미리 적어오시면 좋겠죠?

더불어, 50+학습지원단으로 활동 하고 싶다면 서울시50플러스 포털 홈페이지(클릭) , 디지털 상담소를 신청하고 싶다면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 홈페이지(클릭)에서 확인해보세요!

 

 

50+시민기자단 정용자 기자 (jinju1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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