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를 맡아주신 오형근 작가는 초상 사진에 대한 미학적 원리, 개인보다는 집단의 초상을 작업하는 작가다.
수업은 박평조 강사와 오형근 작가 두 사람의 대화 형식으로, 오형근 작가의 아줌마, 군인들, 여중생들 등
집단 초상 사진을 보면서 작가의 의도와, 연출법을 함께 이야기하는 방식이다.

 

 

아줌마

작가는 1990년도 중후반에 ‘아줌마’들의 집단 초상 작업을 통해 한국에서 하나의 사회문제로 부각 시켰다. 이는 긍정성과 부정성을 모두 나타내는 작업이지만, 작가는 주로 부정적이고 나쁜 시각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무단 횡단을 하면서도 당당한 아줌마의 모습에서 누구도 가질 수 없는 당찬 소신과 행동을 시각적으로 형상화 시키는 집단적인 초상화 작업을 볼 수 있다.
작가는 사진의 톤, 조명, 등 디테일한 것을 중요시하면서, 여러 아줌마들의 사진에서 공통적인 부분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면 퍼머 머리, 눈썹 모양, 입술 화장, 장신구 등을 찾을 수 있었다.

아줌마들의 특징을 표현하기 위하여 미끈하고 반짝이는 피부 질감을 조명 기술을 다양하게 구사하였고, 인화지에서 대비를 좀 더 강하게 주어서 표현하였다.
배경으로부터 인물을 확실히 부각시키기 위한 방법을 사용하였다.
작가는 ‘아줌마’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표정 느낌을 긍정의 입장으로 표현하려고 초상 사진을 시작하였으며, 본인의 어머니 얼굴을 모티브로 작업하였다.
이 사회가 중년 여성들에게 강하게 보이고, 정형화된 겉치레를 강요한 것은 아닌가?라는 의문을 던져 본다.
다양한 아줌마들의 표정으로 사진마다 각기 다른 주제의 이름을 붙였으며, 초상권의 문제로 인하여 일반인보다는 보조 연기자의 의도된 연출로 3 년에 걸쳐서 작업하여 전시할 수 있었다고 한다.

 

 

소녀 연기

원제는 ‘소녀 도감’ 이었으나 어감이 좋지 않아서 변경하였다고 한다.
아줌마들처럼 매스컴이나 미디어를 통해서 소녀들도 정형화되고, 상업적 유형이

되고 있다고 작가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소녀들의 일 거수 일 투족, 제스처 등 연예인을 무조건 따라 하는 모습이 그대로 연출 되도록 작업을 하였고 특히, 소녀들의 뒤 배경 화면이 모두 한 가지로 동일하게 하여 인물 부각 위주로 되게 하였다. 사진에서는 부드러움과, 부자연스러움이 모두 섞여 있고, 물, 노을 등이 소녀들의 정서를 표현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일반 여학생과 연기 학원생들의 사진은, 신체적 차이는 없으나 자신을 표현하는

자세(포즈) 등이 다르게 나타냄을 알 수 있었다.
서로 다른 조명을 사용하여 인위적인 팬시용품 같은 느낌을 연출하였고, 피부, 자세, 인상, 광택 등 디테일한 부분을 통해서 두 작품의 차이를 읽을 수 있도록 하였고, 여러 장의 사진을 한 장에 인화하는 이유는 시차를 달리하여 초상을 바라보는 연출을 의도하였다.

위 사진에서는 이름을 한자로 쓰이게 하였으며, 그 이유는 여학생을 성 상품화하는 경향이 많은 일본 문화의 영향력을 알려주려는 의도라고 한다. (어쩌면 현대 사회에서는 만들어낸 인물이 진실 일수도 있다는..)
왜 이 소녀들은 연기를 하려는 걸까?라는 의문점에 관심이 많았다.

 

 

화장 소녀

소녀 연기에서 몸에 밴 제스처를 통해서 읽어 내려 했다면, 이번 작업은 화장법을

통해서 사춘기 소녀들의 인물을 분석하려는 작업이었다.
좀 더 디테일하게 얼굴 화장 가까이서 들여다보며, 소녀들의 문화, 감정, 상황, 행동 들을 알 수 있다.

미숙한 소녀들은 대부분 연예인의 영향을 받아서 화장을 따라 하고 있는 초상을 의도적 연출을 하였다.
'왜 그들은 미디어를 통해서만 배워야 하는지'  라는 질문을 갖게 되었고, 무작정

연예인을 따라 하는 것은 은연중에 남성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제기하였고, 상품화, 정형화된 화장법에 대한 불편함을 표현하고자 했다.

 

 

중간인

작가는 미국인의 인종 차별이 싫어지고 그 감정을 담아 작업하였다.
인물의 내면적인 것보다는, 전면에 내세운 얼굴로 보이는 겉모습에 더 관심을 갖게 되고 그것이 진실 일수 있고, 내면성보다는 전면의 표면적인 것을 통한 새로움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한다.

 

 

 

 

끝으로 오 형근 작가는 수강생들에게 질문을 받고, 그에 답변을 해주셨다.
작가 ‘오형근’ 은 “사진과 눈으로 보이지 않는 것보다는 드러나고 볼 수 있는 전면(외면)이 나타나는 작업을 시도했으며,
때로는 극명한 외면이 진실한 내면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글·사진: 모더레이터 김민형
정리: 기획홍보실 김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