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의 기록을 하루 하루 갈아치우고 있는 2018년 7월.
더위에 프로그램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까 싶어 담당자에게 연락했더니 ‘예정대로 진행합니다’ 라는 야속한 답변이 돌아왔다.
이 더위에 탈진하지 않을까? 그늘 없는 능선이라는데 길을 걷다가 땡볕에 구워지는 건 아닐까?
날씨 걱정에 준비를 단단히 하기로 맘을 먹고 얼음물을 챙겼다.
등산에서 가장 힘든 코스는 침대에서 현관까지라던데…… 만나기로 한 홍제역에 내리니 벌써 배낭을 메고 등산 스틱을 든 수강생들이 웅성웅성하고 있었다. 내 걱정이 기우 였구만. 다들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모이시다니…… 20여명의 인원이 차례로 계단을 올라 백련산을 향했다.
26일 목요일은 두 번째 수업으로 은평둘레길 백련산~탕춘대성 구간을 함께 걷고 트레킹 복장과 장비, 즉 등산 스틱과 등산화, 배낭 등에 대한 조언을 길잡이가 되어주신 숲을 찾는 사람들의 김세훈 대표로부터 들었다.
스틱은 그냥 땅을 짚으면 되는 것이고, 배낭은 어깨에 메면 되는 것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자신의 키에 따른 스틱 길이 조절 법, 스트랩을 어떻게 손목에 감고 어떤 방향으로 잡아야 하는지, 또 적절한 배낭의 용량과 벨트의 쓰임새 등을 배웠다.
뿐만 아니라 오르막에 이르면 온 몸의 땀구멍이 열리며 심지어 눈꺼풀에서도 땀이 날 수 있다는 인체의 신비를 경험했다.
코스가 어렵거나 길지 않음에도 날씨 탓이려니 생각했는데 모두들 어렵다는 말씀 없이 뜨거운 태양을 그대로 온 몸에 받아내며 땀을 흘렸다.
누군가 말했다.
누구에게는 쉬운 코스, 누구에게는 처음 가보는 힘든 코스, 각자 속도도 다르고 느낌도 다르지만
'등산’이 아니라 ‘입산’이라는 겸손한 강세훈 대표님의 말에 덥다고 땀 닦느라 놓친 주변 풍경과 나무들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엔 아무런 느낌도 없었을 정말 가느다란 바람 한 줄기가 너무 고마웠다.
“오길 잘했어!”
글·사진_임영라(50+모더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