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동네 놀이돌봄 히어로 참여자 인터뷰
새싹을 틔우는 마음으로 아이를 돌봅니다
신 현 애 히어로 선생님
사 업 명 우리동네 놀이돌봄 히어로
사업목적 민간·공공 협력을 통한 아동돌봄 공백 완화 및 50+세대의 일자리 창출 기회 마련
사업대상 만 45~64세의 서울시 거주자
사업내용 아동 돌봄에 관심 있는 50+세대를 직무교육 후 ㈜우리동네히어로의 놀이돌봄 선생님으로 등록하여 등하원 지도 및 놀이돌봄이 필요한 가정과 매칭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아이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부모 개인뿐 아니라 이웃과 사회의 도움이 절실하다. 날로 증가하는 아이돌봄에 대한 사회적 수요에 주목해, 서울시50플러스재단 남부일자리팀은 중장년층 놀이선생님과 돌봄서비스가 필요한 가정을 매칭하는 ㈜우리동네히어로와 손을 잡았다. 자녀를 성인으로 키워낸 50+세대야말로 ‘육아’에 가장 적합한 전문가가 아닐까. ㈜우리동네히어로는 아이돌봄 선생님을 양성하고 돌봄이 필요한 가정을 매칭하는 서비스 플랫폼이다. 이들이 돌봄 서비스 제공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안전’과 ‘아이주도’다. ‘안전’이 기본이라면 ‘아이주도’는 차별성인 셈. 직무교육을 마친 히어로 선생님은 신청 가정에 연계되어 영유아의 등·하원과 놀이를 담당한다. 등하원 도우미와 달리 아이의 오감 및 두뇌 발달을 위한 놀이를 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 |
슈퍼맨 마크를 본따서 만든 ‘H’ 로고의 노란색 앞치마, 온화한 미소, 밝은 목소리는 ‘놀이돌봄 히어로’ 선생님의 트레이드 마크다. 슈퍼맨이 세계평화를 지킨다면, 놀이돌봄 히어로는 우리 아이의 몸과 마음을 지킨다. 지난 2021년 7월부터 히어로 선생님으로 활동하고 있는 신현애 님은 일을 하며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사업 참여 계기는? 고단한 세월을 정리하고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어
젊은 시절, 피아노 교습소를 운영하다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그만두고 뒤늦게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 10여 년간 부동산을 운영했다. 부동산 거래는 전 재산이 오고가는 일 아닌가. 한껏 예민한 상태인 사람들을 상대하다보니 마음이 피폐해졌다. ‘더 이상은 못하겠다’는 생각에 모든 걸 털어버렸다. 그쯤 정년퇴직한 지인으로부터 ‘서울시50플러스재단’을 소개받았다. 홈페이지를 둘러보는데 ‘우리동네 놀이돌봄 히어로’가 매직아이처럼 눈에 들어왔다. 두 자녀는 장성했고, 손주가 없어 늘 아이가 그립던 참이었다. 아이를 돌보며 동심과 함께하면 상처난 마음이 정화될 것 같았다.
놀이돌봄 선생님의 일과는? 무엇이든 놀이로 접근하고 주도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나의 일은 아이의 유치원 수업이 끝나는 오후부터 시작된다. 먼저 유치원으로 가서 아이를 데리고 온 후, 함께 놀이터에서 한 시간 정도 충분히 뛰어논다. 집에 와서는 손을 씻고 간식을 먹인 뒤 아이가 원하는 방식으로 실내놀이를 한다. 내가 돌보는 아이는 아직 한글을 모르기 때문에 놀이처럼 한글을 가르쳐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책에서 ‘ㅎ’이 나오는 날은 하모니카를 챙겨와 아이에게 보여주는 식이다. ‘하모니카’라는 이름을 듣고, 직접 소리내어 악기를 불어보면서 자연스럽게 ‘ㅎ’을 배울 수 있다. 무엇이든 놀이로 접근하면 아이가 눈을 반짝인다. 또, 아이들에게는 주도적으로 원하는 것을 선택하는 경험이 필요하다. 그래서 ‘지시’ 대신 ‘질문’을 한다. 예컨대 “이제 집에 가자”고 말하기보다 “날이 어두워졌는데 더 놀까, 집에 갈까?”라고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 이 과정에서 아이는 주도성과 자신감을 배운다.
지금의 일이 좋은 이유는?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아이를 보는 기쁨
공인중개사를 그만둘 때 주변에서 ‘그 좋은 일을 왜 관두냐’고 모두 말렸다. 돈도 더 벌고, 한 사업체의 대표로서 인정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의 삶이 훨씬 행복하다. 일하는 보람을 느끼기 때문이다. 씨앗에 매일 물을 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싹이 자란다. 아이를 보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자라있는 아이를 마주할 때 가장 뿌듯하다. 처음에는 떼를 쓰고 투정을 부리던 아이가 어느새 차근차근 나를 따르는 모습을 보면 충만한 행복감을 느낀다.
사업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은? 엄마들이 능력의 나래를 펼 수 있도록
‘우리동네 놀이돌봄 히어로’ 활동을 하면서 젊은 시절의 내가 자주 떠오른다. 피아노 교습소를 운영할 당시, 학생들이 레슨을 받으러 오면 내 아이는 맡길 곳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를 때가 많았다. 육아와 일을 양립하는 게 너무 힘들어 눈물을 왈칵 쏟은 날도 많다. 나도 겪어봤기에 아이를 맡기는 엄마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안전하게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면, 부모가 날개를 펴고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엄마’로 평생 살았던 내가 그 재능을 ‘젊은 엄마’들을 위해 다시 쓸 수 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낀다. 이 사업이 더 많은 50+세대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
⁂ 한마디 인터뷰 이 시대, 50+세대에 ‘일자리’의 의미는? ‘활력소’다. 은퇴 후, 집에만 있다 보면 무료함을 느끼게 된다. 내가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라는 감각은 50+세대의 삶에도 꼭 필요하다. 적당한 노동을 하고, 그로 인한 수입을 얻는 활동은 인간의 삶에 활력을 준다. |
• 기획·진행 서울시50플러스재단 일자리사업본부
• 인터뷰·글 성소영
• 사진 이준용
* 본 기사는 50+적합일자리 사업 현장의 이야기를 50+세대 참여자 또는 협력기관 담당자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으로, 글의 내용이 모든 참여자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며 서울시50플러스재단 입장과도 다를 수 있습니다.
시장의 50+인재 수요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민간·공공 자원을 투입하여, 창출되는 일·활동(취업·창업·활동) 연계형 일자리 사업입니다.
<연재순서>
① 새싹을 틔우는 마음으로 아이를 돌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