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명상 입문 : 몸이 건네는 이야기」 종강식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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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은 자주 들었고 실제 좌선하는 모습도 영상을 통해 봐 왔으니 낯설지 않은데 ‘예술명상’이라는 말은 사실 생소했다. ‘예술’ 하면 왠지 동작이 있어야만 할 듯한데, 가부좌를 틀어야 하는 명상이 어떻게 ‘예술’과 결을 맞출까 싶은 궁금증은 금세 호기심이 팽팽하게 부풀었다. 새로운 것을 만나거나 경험할 때는 기대와 몰입이 두세 배로 밀도가 높아지곤 한다. 창동역에서 내려 빠른 걸음으로 서울시50플러스 북부캠퍼스로 향했다. 10월 13일 화요일 오후 2시, 예술명상 입문 ‘몸이 건네는 이야기’ 종강식이 열린다는 지하 1층 마루교실로 갔다.
▲ 오픈 하우스 종강식 포스터와 박수진 강사 (스페이스: 몸 대표, 명상 안내자)
입구 데스크에는 한눈에 봐도 치유의 숲 분위기가 느껴지는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종강식 날만큼은 누구나 일 일 체험할 수 있도록 오픈하고 명상 공연을 관람하고 예술명상 체험 활동을 통해 마음 챙김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구두를 벗고 조용조용 ‘마루 교실’로 들어가니 조명 빛이 온화해서 어느 보호막에 초대된 듯 아늑했다. 6차시 예술명상을 지도해주신 박수진 선생님과 개량 한복 차림의 남자분이 ‘소리 샤워’ 공연하는데 너무나 고요하고 맑아 살금살금 안으로 들어갔다. 취재 때마다 필요한 부분을 섬세히 챙기고 안내해 주시는 양슬기 PM 님께서 예술명상 체험에 직접 참여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해 주시기에 필자도 바닥에 정갈하게 깔아 놓은 매트에 편안한 자세로 연주를 들으며 마음 챙김의 시간을 가졌다. 바닥에 눕든 다리를 뻗고 기대앉아 있든 각자 편한 자세로 연주를 들으며 명상에 들어갔다. 신기했다. 바람 소리, 물소리… 자연스러운 소리의 울림은 어느결에 깊은 숲속으로 어느결에 이동한 듯했다.
▲ 소리 샤워 공연 모습
‘예술명상’이란? 소리, 움직임, 이미지 등 예술 요소를 활용하여 즐겁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라서 누구나 지루하지 않게 할 수 있으며, 익히면 일상에서 혼자서도 할 수 있다니 더 반가웠다. 코로나19로 오랜 시간 지쳐 있는 사람들에게 이보다 더 실용적인 치유 방법이 또 있을까 싶었다.
▲ 자연의 소리가 나는 풀문(좌측) 싱잉볼 테라피(우측 상단) 차크라(우측 하단)
마루교실 벽 한쪽에는 1차시부터 6차시까지 수강생들이 예술명상한 모습이 영상으로 제작되어 돌아가고 있었다. 수강생들이 참여한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졌다. 예술명상 활동 내용이나 소품을 살펴보니 일상에 가까이 있어 오히려 무심했던 것들이었다. 양초, 실 같은 것들을 통해 몸과 마음이 전하는 소리를 들어본다는 것이 아주 참신했다. 몸 안과 밖의 공간을 탐색하며 일상에서 느끼는 공간감을 관찰하고 표현해보기, 먹는 일을 천천히 진행해보고 먹는 감각을 알아차리기, 만다라를 이용한 마음 챙김으로 내면의 감각을 들여다보며 안정감 느껴보기, 각자 초 한 자루에 불을 켜고 집중하여 마음 탐색하기, 자신의 숨을 알아차리고 들여다보고, 또 옆 사람과 호흡을 맞춰 교감해보기 등 6차시 동안 아주 알차고 다양한 예술명상을 하신 분들은 올가을 마음이 한결 평온하지 않을까 싶다.
▲ 내면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는 수강생들
“예술명상에 참여할 때마다 마음의 티끌이 사라져 맑아진다.”
“눈을 감으니 느끼지 못했던 향기가 느껴졌어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뭘 좋아하는지 나의 내면을 경험해 본 적이 없었다.”
“내가 그린 만다라가 지금의 나에게 ‘괜찮아.’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10년 뒤에 그린 만다라는 나에게 ‘응, 좋아.’라고 이야기한다면 좋겠다.”
수강생분들의 고백이 은은한 종소리로 오래오래 귓가에 남을 것 같아 덩달아 마음이 따뜻해졌다.
서울시50플러스 북부캠퍼스에서 유일하게 개설된 강좌 ‘예술명상 : 몸이 건네는 이야기’는 6주 입문이 끝나고 심화반으로 이어지는데 바로 마감되어 대기자가 줄을 섰다는 소식을 들었다. 예술명상으로 마음 챙김이 지속되어 건강해지는 분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50+시민기자단 김경희 기자 (bomsky6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