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할 수 있기에 즐겁습니다, 50+지역사회 브릿지 인턴십 진수현 님
50+인턴십을 통해 다양한 세대가 함께 만들어가는 긍정적 시너지!
2021년 서울50+인턴십 참여자 인터뷰
50+지역사회 브릿지 인턴십 | 동화콘텐츠문화원 진수현
누구라도 알 만한 대기업에서 20년을 근무했다. 각 잡힌 조직 체계가 더 익숙할 법도 한데 인턴으로서의 그는 낮은 자세와 높은 배려로 조직의 살림을 지원한다. 인생 2막을 여는 인턴십 활동을 통해 일의 의미와 사회를 바라보는 가치관을 재정립 중인 동화콘텐츠문화원의 진수현 인턴(61세)을 만나보자.
*본 인터뷰는 인턴 활동기간인 8월말에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하여 안전하게 진행하였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본인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동화콘텐츠문화원(대표 : 우희정)에서 프로그램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진수현 인턴입니다. 반갑습니다.
동화콘텐츠문화원은 어떤 곳인가요? 현재 인턴 중인 기관을 직접 소개해주세요.
동화를 활용한 다양한 공익사업을 수행하는 곳이에요. 동화 구연지도사와 같은 전문가 육성 및 미디어, 음성, 출판 등 다양한 장르의 동화 콘텐츠를 제작해요. 축제, 공연 등과 같이 동화를 매개로 대중과 소통하는 문화예술 사업들을 진행하기도 하고요. 현재는 사업 영역을 확장하여 50+를 대상으로 실버 오감 놀이 지도사 양성 및 강사 파견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한국동화사회적협동조합 및 마을기업에 등록되어 비영리로 운영되는 곳입니다.
문화예술 관련한 경력이나 경험이 있으신가요? 어떠한 계기로 동화콘텐츠문화원에 지원하시게 됐는지 궁금해요.
관련 경력은 전혀 없어요(웃음). 조선업 관련하여 오래 일하였어요. 20년간 울산 현대중공업 공장에서 석유 가스를 채굴하는 시추선 제작을 담당했죠. 조선업계 불황에 따른 인원 감축으로 퇴직한 후에는 중소 조선업체의 컨설팅 위원으로 활동했습니다.
경력과 무관한 업체에 지원하기 쉽지 않으셨을 텐데요. 특별한 지원 이유가 있으신가요? 서울50+인턴십 프로그램을 어떻게 알게 되셨는지도 궁금해요.
50플러스재단에서 운영하는 에너지컨설턴트 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본 사업을 알게 되었어요. 개인적으로 50플러스재단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유용하게 활용하였기에 50+인턴십 프로그램에도 관심이 많았죠. 동화콘텐츠문화원에 지원한 이유는 사회공헌에 대한 의지를 실현하고 싶어서에요. 나이가 들면서 ‘일’에 대한 개념이 현역 때와는 어느 정도 달라지더라고요. 물론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의 경력과 경험을 사회에 공헌하고자 비영리기관을 선택했어요.
동화콘텐츠문화원에서 어떤 업무를 맡고 계시는지 궁금해요.
‘실버 오감 놀이지도사 양성과정’ 프로그램을 전담하고 있어요. 동화콘텐츠문화원이 아동 대상에서 중장년 대상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함에 따라 진행 중인 사업으로, 치매 어르신들에게 좋은 오감 놀이 교육 전문가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인데요. 수업 준비, 운영, 사후 관리까지 사업 전반의 과정을 관리하고 있어요. 저도 강의에 참석하여 수강생들의 출결 현황을 파악하고, 교육 종료 후에는 강의 내용 및 관련 자료를 정리하여 온라인 사이트 게시 및 보고를 진행해요. 교육 과정의 일부인 실습 프로그램 현황 또한 관리하는데요. 일주일에 1-2회, 요청받은 요양기관으로 수강생들을 파견하는 일정을 수립하고 실습 후 피드백 내용을 전달받아 수강생과 공유하고 조율하는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동료들과의 관계는 어떠신가요? 관계 유지를 위해 특별히 노력하는 부분이 있으신지 궁금해요.
직원들과 나이 차이가 꽤 나지만 관계는 순탄해요. 원장님과는 14살 차이가 나고 다른 직원들과는 30살 정도 차이 나요. 인턴십 하기 전에 이 부분을 가장 걱정했어요. 세대의 차이는 서로 노력해도 어쩔 수 없을 때가 있잖아요. 하지만 서로 배려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다 보니 괜히 걱정했다 싶을 정도로 직원들과 잘 지내요. 저희는 ‘매니저’로 호칭을 통일하는데요. 서로 동일한 호칭을 사용하다보니 소통할 때 직급과 상관없이 서로를 존중하는 면이 있어요. 특별히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소통에 참여해요. 초반에는 ‘내가 끼면 괜히 분위기가 싸해지지 않을까’라는 우려에 회의나 대화에 소극적이었는데 그게 불통의 원인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젊은 직원들과 소통할 때에도 제 생각을 적극적으로 말하고 그들의 생각을 경청하려 노력해요. 요즘 조직문화는 저희 때와 비교하여 개방적이고 그 개방성을 위해 쌍방이 노력한다는 특징이 있는 것 같아요.
회사에서 사용하는 기계나 기술에 적응하는 어려움은 없었나요? 동료와의 관계는 상호소통이 가능하지만, 기계나 기술 기반의 시스템은 일방적인 학습이 요구되잖아요.
다행스럽게 지금은 없어요. 초반에는 IT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어요. 제가 현직에 있을 때보다 회사 운영을 위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들이 많아졌고 적응을 못할까봐 걱정했죠. 물론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다행히 제가 근무하는 곳은 따라가기 버거울 정도는 아니에요. 전산 시스템도 예전 경험에 기반해서 적응 가능했고, 지출 등 회계 업무를 위한 시스템 또한 마찬가지예요. 사회가 급변하고 있다고 하지만 일의 기본이 되는 토대들은 크게 변하지 않는 것 같기도 같고요. 요즘은 자판 속도가 좀 늦는 것 같아 집에서 열심히 연습 중입니다 (웃음).
50플러스 인턴십에 참여하시며 가장 크게 달라진 점 혹은 성취는 무엇인가요? 일적인 성취 뿐 아니라 개인적인 성장 또한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비영리기관에서 일하다보니 ‘이 프로젝트에서 내가 얼만큼의 성과를 냈다’보다는 ‘우리가 하는 일이 우리 사회에 어떠한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인가’를 고민하게 돼요. 일전에 기업을 다닐 때와는 다른 의미의 사명감으로 일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일하며 느끼는 만족감은 내 가족, 우리 사회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커졌다는 겁니다. 앞서 말했듯이,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편이에요. 특히 제 자식들과 비슷한 나이대의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 하다보면, 집에서 아이들과 나누지 못하는 요즘 세대의 고민을 듣고 그 고민에 대해 함께 생각하게 되죠. 우리 사회는 아직 다양한 연령대가 직급 없이 소통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서로를 모르고, 그 모름이 세대 간의 괴리를 만든 것도 같아요. 어린 직원들과 이야기하며 열린 사고를 하다보니 저 자신도 소위 말하는 ‘꼰대’가 되지 않으려 일상의 태도에 많이 신경 쓰게 됐고요. 이런 과정을 겪으며 사회를 보는 시각도 많이 달라졌어요. 현역 시절에는 달리는 경주마처럼 나와 내 가족만 생각하며 전력질주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서로 다른 연령과 생각들이 함께 긍정적으로 나아가는 방향을 고민하게 됐죠.
일을 하며 청년 세대를 이해하게 됐다는 말씀이 멋집니다. 지속해서 일하는 삶을 위해 청장년층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은 무엇인가요
이 곳에서 젊은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깨달은 건 요즘 세대는 이미 너무 치열하다는 것이에요. 불투명한 현실에서도 최선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조언이라기 보단 그들을 응원하기 위한 저의 생각을 얘기하자면, 바쁘더라도 건강관리에 소홀하지 않길 바랍니다. 젊은 시절의 건강함을 오래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노년의 경쟁력입니다. 또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외국어 공부를 추천합니다. 외국어에 익숙하다면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일과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자기만의 요리 한 두 가지를 프로답게 안다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을 품격 있게 대접하기 좋습니다.
질문을 다시 돌려서 50+ 일자리에 대해 질문할게요. 고령화 시대에 양질의 중장년 일자리에 대한 고민이 많은데요. 양질의 중장년 일자리는 무엇일까요? 선생님의 경력을 기반으로 답변해주세요.
저처럼 기업에서 은퇴한 세대에겐 ‘경영지원’ 업무가 적합하지 않을까요? 전문 분야가 있다면 그 전문성을 그대로 살린다면 좋겠죠. 전문 분야가 아니더라도 조직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분들이라면 회사의 살림 전반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의 경우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부서에 있었기에 인사, 구매, 재무, 설계, 생산 등 회사 내 모든 부서와 협업하며 각 파트의 구조와 업무를 비교적 명확히 인지하고 있거든요. 저와 같은 은퇴자들의 업무 수행력과 경험을 두루 적용하기 좋은 분야가 경영 지원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50+세대가 계속해서 일할 수 있는 미래를 위해 꼭 준비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요?
IT 관련한 소프트웨어에 친밀해져야 할 것 같아요. 메타버스와 같은 말이 생소하지 않도록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의 흐름을 이해해야만 각자의 능력을 어떤 곳에 어떤 방식으로 쓸 수 있는지 알 수 있잖아요. ‘우리 때는 그런 거 없었으니 몰라도 괜찮아’라고 생각하지 말고 요즘 시대의 기계, 시스템, 개념에 친숙해지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또한 본인 PR이 많이 필요합니다. 예전에는 우리 사회나 조직 분위기가 경직되어서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요. 하지만 요즘은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기회가 생기는 것 같아요.
최종 목표가 궁금해요. 언제까지 일하며 어떤 삶을 꿈꾸시나요?
‘몇살 까지 일하고 싶다’라고 정하지 않았어요. 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일하고 싶습니다. 인턴십 기간이 끝난 후에도 동화콘텐츠문화원의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다면 좋겠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하더라도 환경과 사회문제(공헌)를 근간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는 사회봉사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인터뷰 기획·진행 서울시50플러스재단 일자리사업본부
인터뷰·글 윤혜성
사진 김태은
50+지역사회 브릿지 인턴십 운영 / 노원50플러스센터
* 서울50+인턴십 현장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전달하기 위해 참여자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글의 내용이 모든 사업 참여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며,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입장과도 다를 수 있습니다.
서울50+(뉴딜)인턴십
50+세대가 새로운 분야에서 일을 배우는 동시에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인생 2막 새로운 커리어를 개척할 기회를, 기업에는 50+세대 전문 인력과 함께 일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입니다.
파트타임형과 풀타임형으로 운영되며, 2021년에는 9개 세부사업에 300여 명의 50+인턴이 선발되어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연재 순서>
④ 도전할 수 있기에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