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 50+열린학교 

 「코로나블루, 음악으로 풀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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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PC를 켜, 전세계 라디오 방송을 무료로 들을 수 있는 튠인닷컴(https://tunein.com/)에 들어가라디오 스위스 클라시크(Radio Suisse Classique)를 클릭하는 것이다. 구구절절 멘트 한 마디 없이, 곡과 연주자 소개만 하고 내내 클래식 음악만 들려주는 방송. 식사하면서도, 청소하면서도, 원고 쓰면서도 듣는, 그러니까 일상 배경 음악으로 까는 최애(最愛) 프로그램이다. 덕분에 귀에 익숙한 클래식 음악이 많아졌지만, 한 곡 한 곡 귀 기울여 들으며 휴식을 가져본 적 없고, 당연히 한 소절만 들어도 곡명을 척 떠올리는 음악도 없다.

 

그래서 음악과 뇌를 연결시켜, 좌뇌(左腦)와 우뇌(右腦)를 트레이닝하며 두뇌 감각을 깨운다, 뇌를 활성화시킨다는 수업이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의 20212학기 당사자 지원 강의 코로나 블루, 음악으로 풀어내다」 첫 수업을 스케치하러 들어간 이유다.

   

50+ 이룸학교 강좌인 코로나 블루, 음악으로 풀어내다수업 목표는 음악으로 순간의 분노 지수를 낮추고 행복 지수를 높여 코로나로 지친 마음을 힐링하는 것이다. “음악을 통한 셀프 힐링으로 삶의 질을 높이고픈 50+, 두뇌 활성화로 치매와 스트레스 예방을 원하는 50+”에게 적합한 강좌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8월 23일부터 9월 13일까지 4회에 걸쳐 코로나 블루와 행복학, 뇌에 대한 새로운 인식, 두뇌 활성화, 감정과 음악 셀프 힐링, 좌뇌와 우뇌 트레이닝과 두뇌 감각 깨우기, 마음 다독이기 음악 치유 여행 수업을 이끄는 강사는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이자 브레인뮤직스페셜리스트 박하선우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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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 치유 여행 수업을 이끌어 주실 박하선우 강사님

 

일반인에겐 낯선 뇌교육지도사, 음악심리상담지도사 1, 50+인생설계연구소 전문위원, BT협회 전문 강사로 활동 중이다. ‘음악으로 행복한 뇌’ ‘박하쌤의 뮤지카필리아’ ‘두뇌를 깨우는 뮤직 테라피’ ‘음악 셀프 힐링등 다양한 내용으로 교육 기관, 기업, 단체, 건강 치유 힐링 센터, 치매 센터 등에서 강의를 해오셨다.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와도 인연이 깊어, 기자는 3년 전 박하선우님을 인터뷰 한 적이 있다.

 

영상 및 음악 등의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30여년 일하신 박하선우님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합창단 활동을 하는 등 워낙 음악을 좋아해, 인생 후반을 음악 수업으로 동세대에게 치유와 지성을 전하고 싶어, 자신만의 브랜드인 박하쌤의 뮤지카필리아’(아버지와 어머니의 성 + 선생님의 귀여운 표현 + 음악 사랑)까지 만드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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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하쌤의 뮤지카필리아’ 수업 당시 (출처 : 박하선우 강사님)

 

음악과 연관된 음악 이론이나 지식은 인터넷만 뒤져도 찾을 수 있어요. 저의 강의는 음악 지식만 전달하지 않고, 왜 음악을 들으면 감동을 받는지, 음악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과학적으로 살피고, 뇌와 연계해 스트레스와 치매 예방과 관리 차원에서 음악을 활용하는 독특한 수업입니다. 쉽게 드러내지 못하는 속마음을 음악을 매개로 드러내고 어루만져주는 치유 강좌 음악으로 행복한 뇌 이야기를 합니다.”라고 하셨던 걸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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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업 중 뇌에 대해 이야기 해주시는 강사님

수업 준비 중인 박하선우님께 코로나 블루음악으로 풀어내다 기획 동기를 여쭈었다. “앞으로의 건강은 뇌입니다. 뇌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뇌 공부, 훈련, 교육의 중요성은 간과합니다. 음악이 뇌에 어떻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 공부하면서, 뇌가 힐링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해드리는 게, 코로나 시대에 가장 필요하다 싶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수강인원이 제한된 강좌. 모차르트의 세레나데가 울려 퍼져, 절로 마음이 차분해지는 공간으로 들어선 수강생들에게 수업 신청 이유를 들어보았다. “아마추어 마술사인데, 수업 제목을 듣자마자 머리에 불이 켜졌습니다.” “음악을 좋아해 신청했습니다.” “숲 해설을 하는 데 음악을 접목하고 싶어서요.” 장르 가리지 않고 음악을 듣지만 가수, 작곡가 연결이 안 됩니다. 그래서 뇌 훈련하고 싶었습니다.” 코로나로 머리가 무거워져 뇌를 가볍게 하고 싶습니다.” 음악을 통해 뇌와 마음을 치유하고 싶다는 동기로 모아진다.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착해집니다. 힐링 시간이니 핸드폰은 꺼두세요.” 등의 주의 사항을 전한 강사님과 음악에 맞추어 손목, 손바닥, 손등, 손날을 두드리는 준비 운동을 했다. “오늘이 365일 중 몇 번째 날인가요? 우리는 매년 365일이라는 선물을 받습니다. 오늘은 235번째 선물을 받은 날입니다. 건강한 몸으로 여기 와 있다는 게 행복입니다. 새로운 얼굴, 서로 다름을 인식하는 것이 뇌를 활성화시킵니다. 뇌는 익숙해진 것에 안주하기 쉬우니, 오른손만 사용하지 말고 왼손도 사용해야 뇌가 활성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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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업 중 주의사항과 당부의 말씀을 전하고 계신 강사님

 

음악 감상만 하는 게 아니라 노래도 불러볼 수 있어 좋았다. 유호 작사 한용의 작곡 푸른 잔디’. 가사에 집중해 상상하며 부르라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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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냄새 피어나는 잔디에 누워

새파란 하늘가 흰 구름 보면

가슴이 저절로 부풀어 올라

즐거워 즐거워 노래불러요.

 

우리들 노래소리 하늘에 퍼져

흰 구름 두둥실 흘러가면은

모두 다 일어나 손을 흔들며

즐거워 즐거워 노래 불러요

 

파란 하늘과 흰 구름, 초록 잔디를 떠올리며 나직하게 조용히 노래 부르니 정말 1,000억 개나 된다는 뇌신경 세포 안으로 맑은 공기가 스쳐가는 듯하다. 우리 뇌는 자신의 목소리를 좋아한다는데, 큰 소리로 부를 수 없어 아쉬웠지만, 푸른 숲을 상상하면 뇌는 우리가 거기 가 있는 것으로 여긴다니 얼마나 편리한가. 레몬을 떠올리면 절로 침이 고이는 것처럼. 그래서 음악은 귀가 아닌 뇌로 듣는 것이라는 가르침.

 

새 소리도 들었고, 영화 미션의 오보에 연주곡도 듣고,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영상을 보며 계곡에 와 있는 상상도 해보았다. 뇌는 경험이나 환경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가소성(可塑性)이 있다, 찰흙 놀이와 같다, 따라서 늙어서 뇌세포가 죽었다는 말은 틀린 말이며, 뇌세포를 쓰지 않는 게 문제라 하신다. 80세가 되면 1,000억 개 뇌세포 중 겨우 5-6%만 감소될 뿐이란다.

 

김효근 곡 첫사랑을 최정원 노래로 들으며 사랑의 감정을 되살리는 시간도 가졌다. “이런 첫사랑 경험이 없어 억울합니다.”라는 수강생 한탄에 부정적 생각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 나이에 영어 공부가 되겠어?, 가 아니라 시도하는 그 순간이 아름답고, 바로 그때 뇌가 활성화됩니다. 잘하고 못하고는 상관없습니다.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합니다.”고 하신다. 그동안 뇌를 너무 모르고 또 돌보지도 않았구나 싶었다. 그 밖의 정보와 깨달음을 정리해보면.

  

축적된 정보가 현재의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나의 모든 게 기록되는 곳이 뇌이니, 음악을 들을 때도 음표 하나하나가 나의 뇌 세포를 건드리며 유영하는 걸 느끼는 여유로운 자세를 갖자. 노래할 때는 음 하나하나를 씹으며 정성스럽게 부르자. 인류 진화 과정서 쇠퇴한 것이 많은데, 음악은 왜 살아남았을까. 생명이 본능이듯 음악도 본능이다. 우리 삶은 엄마 심장 박동을 들으며 시작된다. 어머니 심장 가까이 아기를 안으면 아기는 안정되며 율동적 소통을 한다. 뇌의 첫 만남은 리듬, 음악이다.

 

바흐의 프렐류드피아노 선율에 귀 기울이고, 조수미의 고향의 봄을 들으며 꽃 피는 대궐을 상상하고, 박인희의 모닥불을 들으며 밤 바닷가에 앉아 있는 젊은 시절 나를 떠올린 행복한 시간이었다

 

 

50+시민기자단 옥선희 기자 (eastok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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