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 개관 7주년 이벤트 당첨자 대상
원목 사각 스툴 제작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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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가 개관 7주년을 맞았다. 7살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7월 7일부터 21일까지, ‘함께 해주셔 감사합니다’ 이벤트를 공지했다. ‘나에게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란?’ 어떤 의미인지를 애정 가득 담긴 일곱 자로 표현하고 설명을 곁들여, 카카오톡으로 전송하면 되는 것이었다.
5년여를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에 드나들며 사업에 참여하고, 여행 가고, 글도 쓰고, 강의도 하는 등 나름 열성 참여자라 자신했던 시민기자는 고만 이 공지를 놓쳤다. 7명 당첨자에겐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의 인기 프로그램 ‘사부작 목공실’에서 원목 사각 스툴을 만들 무료 체험권이 주어지는 좋은 기회였건만. 재료비와 수강료 포함해 4만원이라는 적은 비용으로 캠핑 도마나 미니 의자, 다용도 도구함을 내 손으로 만들어 가질 수 있는 ‘사부작 목공실’은 어찌나 인기가 많은지, 앵콜 수업으로 이어지곤 하는데, 이 절호의 찬스를 놓치고 말았다.
오늘 강의를 담당하실 김태정 선생님과 김미경 보조강사님
얼마나 기민하고,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를 사랑하는 분들이 무료 수업 혜택을 받는지 궁금해서 7월 29일, 8층 ‘작은 목공실’로 향했다. 강사는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의 ‘나무장난감코디네이터’ 2기를 마치고, 함께 공부했던 8명 동기생과 커뮤니티 ‘꿈트리플러스’를 만든 김태정 선생님. 이태 전인가, 김태정 선생님을 인터뷰 한 적이 있다. IBM, 한메소프트 등에 몸담았던 유명 IT 전문가로 현재도 태시스템 대표로 일하면서, 나무 사랑을 팔판동공작소 대표로,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에서 ‘사부작 목공실’ ‘나무에 빛을 더하는 소재 융합 탐색반’ 수업으로 이어가며 노래까지 부르는 팔방미인이시다. ‘나무장난감코디네이터’ 2기 동기생으로 나무장난감코디네이터, 목공지도사로 활동하는 김미경 선생님이 보조강사로 손을 보탰다.
열심히 설명 중이신 김태정 선생님과 경청하는 수강생들
두 분은 오전에도 세 시간 수업을 한 탓에 무척 지쳐보였지만, 나무 수업이 처음이라는 7명 수강생을 위해 동분서주하며 목소리를 높이셨다. 원목 사각 스툴은 나무 초보자에겐 그리 만만한 수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목재 종류, 목재 가공, 작품 구성, 나무 자르기, 구멍 뚫기, 나사못 박기, 목공 장비 사용법 등을 차근차근 배우고 의자를 만들어야 하는데, 원데이 클래스 특성상 키트처럼 준비된, 가공된 나무를 이어 붙이고 칠하는 과정으로 건너뛰었다.
2인 1조로 열심히 작업하고 있는 수강생들
각 조마다 진행 속도가 달라 요구 사항도 가지가지건만, 김태정 선생님과 김미경 선생님은 얼굴 한 번 찡그리지 않고 부지런히 오가며 도와주셨다. “초보자에겐 전기 드릴 속도가 빠르니 조심해야 합니다. 목심은 남이 쓰고 자른 걸 활용해 주세요. 빠른 것보다 정확하게가 중요합니다.” 목공 수업 자세 당부도 잊지 않으셨다. “초등학생 교실 같네요.”라고 하자 김태정 선생님은 “적절한 비유네요. 그래도 다들 완성품을 갖고 귀가하세요.”라며 대견해하신다. 시민기자에겐 “이 시간과 노력을 들이느니 시장에서 사는 게 낫겠다.” 싶을 만큼 과정도 복잡하고 정성도 이만저만 아니다 싶건만.
의자 모양이 얼추 갖추어질 때쯤 수강생들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나를 일으켜 준 너’라는 7자에 마음을 담았던 주경식님은 “목공 수업에 관심이 많았어요. 내 손으로 뭘 만든다는 게 좋네요. 손, 머리, 마음 오감이 작동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겠어요. 겨우 10분 지난 듯싶은데 벌써 두 시간이 넘었네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해서 그런가 봐요.”
‘내 인생 필수 코스’를 제출한 남정옥님은 “목공 수업을 듣고 싶었는데 시간이 맞질 않아 아쉬웠던 차에 행운이 찾아왔어요. 힘쓰는 건 짝꿍이 다 도와주어 무난히 따라가고 있어요.” 하셨고.
‘내 삶의 비빌 언덕’을 제출한 이여송 님은 이태 전 산림 교육가로 인터뷰 한 적이 있어 반가웠다. “아무 생각 없이 명상하듯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서각(書閣)도 해보는 등 숲 해설과 관련된 것은 다 배우려 하는데요. 나무를 자르고, 건조시키고, 구멍 뚫기 등 어린이 목공 수업도 기초부터 차근차근 하는 독일 수업에는 미치지 않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내 손으로 해본다는 게 다른 한 시간짜리 원데이 클래스와 달라 만족합니다. 세 시간 동안 나에게 집중하며 작업하니 잡념이 안 생기네요.”
김태정 선생님도 제대로 된 목재 주문하기에서부터 목재를 재단하고 디자인하고 전개도를 그리는 등, 풀코스 수업이 생기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하셨다.
우드 스테인까지 칠한 작은 나무 의자가 각자의 공간에서 어떤 용도로 빛을 발할지, 궁금해진다.
50+시민기자단 옥선희 기자 (eastok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