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망원동 『알맹상점』 탐방 현장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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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지나칠 뻔했던 알맹상점 간판
‘제로웨이스트’를 우리말로 풀어보면 ‘폐기물을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뜻이다. 일상생활에서 폐기물을 발생하지 않고 지내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쓰레기 분리수거 정도만 겨우 실천하는 나 역시 ‘제로웨이스트’에는 할 말이 없다. 서울시50플러스 북부캠퍼스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활동 과정’ 강좌 현장 수업을 하는 날이 6월 14일(오후 2시)이었다. 취재하려 망원역 2번 출구로 나와 지도 앱을 보며 『알맹상점』을 찾아가는데 하마터면 상점 앞을 지나칠 뻔했다. 간판이 자그마한 데다가 상점이 2층에 있고 올라가는 통로마저 조붓해서 바깥에서는 알아채기가 쉽지 않았다. 다행히 양슬기 PM님께서 미리 도착하시어 입구에서 기다리며 안내를 해주시어 수강생들도, 필자도 지나치지 않고 상점 안으로 잘 들어갈 수 있었다.
코로나19 인원 제한 때문에 두 팀으로 나누어 현장 수업을 진행했다. 『알맹상점』의 공동대표이자 환경활동가, ‘제로웨이스트 활동 과정’ 강좌를 맡은 고금숙 강사님이 수강생들을 미소로 맞이하며 유기농 차를 내주셨다. 『알맹상점』 매장 안은 생각했던 것보다 좁았지만 보통 가게와 확연히 달랐다. 친환경 제품들이 아기자기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생활 속에서 골칫거리인 일회용비닐을 대신할 수 있는 ‘그랩 백’이 신기했다. 자연적으로 생분해 되면서 썩는 화분도 신통방통하여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쓸 만큼만 무게를 달아 살 수 있는 발사믹 소스나 식초, 폼클렌징, 수세미로 만든 비누받침, 종이로 만든 치실, 고체치약, 대나무칫솔 등 모두 친환경 제품이라니 더 반갑고 특별하게 보였다. 진정한 제로웨이스트는 안 사고 덜 쓰는 것! 비누도 쓸 만큼만 잘라서 살 수 있었다. 『알맹상점』에는 세제가 30여 종 있고, 차종류도 20여 종을 소분 판매하고 있었다. 소비자가 필요한 만큼만 빈 용기에 담아 살 수 있도록 통마다 펌프 꼭지가 달려 있었다. 포장되지 않은 알맹이 물품들은 사용 후 나오는 쓰레기를 확실히 최소화할 만했다. 그야말로 ‘껍데기는 가라!’, 폐기물을 줄이는 알맹이 발상이었다.
무심코 버려졌던 병뚜껑을 모아 만들어낸 치약 짜개나 굿즈는 알짬 제품이었다. 양파망은 가볍고 예쁜 손지갑으로 탄생했다. 몽당 크레파스를 뭉쳐 만들어낸 초크는 실제 그려보니 더 풍성한 색깔을 표현했다. 한 수강생은 가방 대신 양파망을 들고 나오셨는데, 그 주황 빛깔이 유난히 맑아 보였다. 수강생이 직접 커피도 사보았다. 종이봉지에 커피 알갱이만 담아 무게를 달고 가격을 종이테이프에 써서 붙였다. 필자는 용기를 가져가 샴푸 액을 사서 무게를 재고 종이테이프에 가격을 적어 계산대에서 계산했는데 그 과정이 왠지 뿌듯했다.
제로웨이스트에 대해 이야기하는 수강생들(좌측), 플라스틱 병뚜껑 등 재활용을 통해 탄생한 제품들(우측)
수강생들은 『알맹상점』에 나오면서 각자 가져온 양파망, 플라스틱 병뚜껑, 우유팩 등을 모아뒀다가 가져왔다. 역시 제로웨이스트에 대해 관심이 모두 각별했다. 이미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분들도 있고, 그 과정에 발생되는 어려움을 털어놓기도 하면서 의견이 다양하게 쏟아졌다. 『알맹상점』 고금숙 대표님은 망원시장에서 몇 년 동안 벌이고 있고 환경 지키기 활동 사례를 영상으로도 보여주시고 말씀도 해주시며 “쓸 데 없는 물건을 사지 말고, 받지 말고 거절만 잘해도 아주 큰 일을 하는 것”이라 했다. 모두가 재활용에 참여는 하지만 올바른 재활용을 실천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 했다.
남은 또 한 차시 현장 수업은 수강생 전원이 망원시장에 나가 제로웨이스트 캠페인을 벌일 활동을 기획했다. 환경 사랑 실천을 독려하는 문구 피켓을 만들기로 하고, 비닐봉지 쓰지 않기, 담배꽁초나 일회용컵 줍기 등을 현장에 나가 벌일 캠페인 활동을 의논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직격탄을 맞아본 시점에서 당장은 불편해도 분명 환경 변화를 만드는 제로웨이스트 실천은 함께 나서야 할 운동이라는 생각을 제대로 해보는 기회였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아주 소중하니까.
50+시민기자단 김경희 기자 (bomsky6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