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시대에서 새로운 길을 찾는
두두협동조합
코로나19로 세상이 변한지 1년이 됐다.
이젠 새로운 상황에 적응할 만도 한데 도통 불편하고 불안하다.
가족뿐 아니라 지인과의 만남도 줄어들고 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러다가는 오랜 기간 활동했던 모임도 해체될 위기에 처하고 일거리도 줄어들 것 같다.
50+캠퍼스와 센터도 이러한 변화의 소용돌이를 피해갈 수 없다.
대면으로 하던 강의와 회의가 대부분 비대면으로 전환되었다.
상당수의 커뮤니티와 협동조합이 활동을 잠시 중단했거나 침체기를 겪고 있을 것이다.
ㅣ거침없이 피보팅하라
트렌드코리아 2021은 “거침없이 피보팅(pivoting)하는 기업만이 생존을 넘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피보팅이란 원래 ‘축을 옮긴다’는 뜻의 스포츠 용어인데 코로나19 이후에는 사업 전환을 일컫는 중요한 경제용어가 되었다. 요즘 같은 대변혁 시기에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중심으로 사업의 축을 전환한 협동조합이 있다. 두두협동조합(이하 두두)이다. 두두는 ‘핵심역량 피보팅’을 통해 2021년 새해 사업을 시작했다.
두두는 중부캠퍼스 공유공간 ‘힘나’에 둥지를 틀고 있다. 중부캠퍼스 인생학교 1기 졸업생들이 만든 커뮤니티가 발전한 것으로, 2018년 말 ‘50+ 일·문화 공작소’를 표방하면서 설립되었다. 2019년부터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는 현장 탐방, 퇴근길 캠퍼스(야간강좌), 광명시 신중년 커뮤니티학교 등 다양한 사업을 오프라인으로 진행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활동이 제한되면서 난관에 부딪쳤다.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해야 살아남을 수 있게 되었다.
지난해부터 두두는 언택트 시대를 준비하는 새로운 실험을 하나씩 해나갔다. 위기가 올 수 있는 상황에서 사업의 방향을 수정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제 2회 실패한 취미부활전을 50+재단 유튜브 채널을 이용해 실시간 온라인 경매로 진행하고, 50+시민참여회의를 화상으로 기획하고 성공적으로 마쳤다. 온라인으로 시민들과 소통한 이 경험과 노하우는 두두의 소중한 역량이면서 자산이 되었고 새로운 사업의 발판이 되었다.
ㅣ온라인과 마을의 접점에서 일거리를 찾다
새해 첫 사업으로 두두는 은평구 주민자치회 워크숍을 화상으로 진행했다. 주민자치회는 주민이 실질적 권한을 가진 마을의 주인이 되어 스스로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어 가는 조직이다. 은평구는 2020년에 16개 전 동으로 주민자치회를 확대하면서 11개 동의 주민자치위원을 각각 50명 선정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는 진정되지 않고 더 이상 주민자치회 운영을 미룰 수 없게 되었다. 이 소식을 접한 두두는 화상 워크숍을 제안했고 다섯 개 동(洞)을 맡게 되었다. 은평구 주민이면서 지역 활동을 오랫동안 한 이귀보 이사장의 역할이 매우 컸다.
이귀보 이사장은 1월 초부터 주민자치회 화상 워크숍 팀을 조직하고 여러 차례 줌(ZOOM)으로 회의를 하면서 서전준비를 철저히 했다. 조별 진행을 맡은 5명의 퍼실리테이터는 주민자치회 조례를 공부하고 줌으로 하는 조별 토론과 투표 방법을 익혔다. 실전에 앞서 모의 진행도 하면서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워크숍 며칠 전, ‘사전접속’ 행사를 실시하여 주민자치위원에게 줌 사용법과 토론 방법도 안내했다. 화상회의에 취약한 60대 이상의 위원이 절반을 넘는 동이 있고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으로 접속하는 위원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한편 모바일 핫스팟과 여분의 노트북을 준비하여 와이파이가 끊기는 등의 위기 상황에도 대비했다.
진관동주민센터에서 실시한 사전접속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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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 워크숍은 1월 25일 진관동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주민센터에 화상 스튜디오가 마련된 동도 있지만 공간 확보가 어려운 녹번동과 불광1동은 중부캠퍼스 4층 강의실을 사용했다. 중부캠퍼스 일자리지원팀의 세심한 배려와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 한편 수색동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방식을 요청하여 온앤오프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차별화된 전략으로 대처했다.
은평구에서의 성공적인 워크숍 진행으로 두두는 경기도 한 지자체의 주민자치회 화상 워크숍을 제안 받아 협의 중이라고 한다. 사업 대상 마을이 서울시를 넘어 경기도로 확대된 것이다. 두두는 사업 범위가 넓어지면서 50+세대에게 일거리를 나누고 있는데, 함께 활동했던 분들이 두두에 문을 두드려 현재 조합원이 11명으로 늘었다.
수색동 주민자치회 화상 워크숍을 마치고
코로나19로 비대면 회의는 뉴노멀(New normal)이 대세가 되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되더라도 온라인 교육과 온라인 워크숍 수요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변화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재빨리 파악하고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전략만이
일자리와 수익을 창출하는 지속가능한 협동조합이 될 것이다.
글 및 사진 ㅣ 추미양